관계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시작으로, 수많은 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소꼽장난 초딩동창에서부터, 빡빡머리 중딩동창, 술친구 고딩친구와 재수학원친구, 대딩친구, 군대동기들 그리고 사회에서 맺어지는 끝없는 관계 등등등…. 하지만 누구나 느끼고 있을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미 커져버린 머리로 맺어낸 이들과의 관계는 정말 순수했던 시절에 앞뒤 가리지 않았던 그들과는 그 매듭의 결속력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적어도 그랬었다. 거짓말에 서투르고 당황해하던 순수한 어린시절엔 누구와의 관계에서 이리 재어보거나 저리 돌아보는 짓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머리가 크고 사회라는 틀 속에서 갇혀 살면서 누군가의 관계는 항상 원인에 따른 결과물이었고 이해타산으로 얽혀 있어야만 성립되는 것이었으며 시너지가 없는 것은 오히려 소모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세개를 바라면서 두개를 선심쓰는 내어 주는 그들을 보며, 나는 웃는 얼굴로 네개로 돌아올 내몫을 계산해 내고 있었다. 서로에게 만족할만한 공통적 답안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관계는 더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십팔년 묵은 껍질을 벗겨내고 날개를 달고 나와 세상에서 느낀 첫번째 인생맛이다. 제길! 더럽게 쓰다.

요즘은…
가슴을 열며 다가오는 사람에게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지금까지의 소중한 관계들까지도 끝까지 이끌어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또한 다른 이들하게 손내밀지도 자신이 없다.
젠장~

//어찌면 인생이라는 건 이러한 끝없는 관계들속에서 완전히 혼자가 되어가는 과정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