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to end

길었던 휴가기간도 어느덧 다 지나버리고 이제 정리의 시간만이 남아버렸다.
애초에 세웠던 휴가계획이나 To do list는 반절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休暇를 ‘여유롭게 쉰다’는 그 사전적 의미보다는 ‘집에선 쉰다’는 休家라는 나름대로의 현실적 의미로 재해석하여 충실히 이행하는 뜻하지 않은 성과(?)를 올리긴 했다.

불과 몇개월전 백수일때의 생활에 버금가는 게으름과 빈둥빈둥을 되풀이했건만, 찜질방 공짜티켓처럼 직딩이라는 허우대 좋은 명함 탓인지 예전과는 사뭇 다른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가지고 킬링타임을 즐길 수 있었던 듯 하다. 허나 지금에와서는 ‘재충전이 필요한 시기야’ ‘좀 있으면 감사인데, 미리미리 쉬어놔야지’ 등등 그럴싸한 정당성을 들먹이며, 한심하게 보낸 시간들에 대해 스스로를 변명하기 바쁘건 뭔가. 그래도 찔리는 양심은 있는가보네.
그래도 결혼과 동시에 가장이라는 감투를 쓰게 되면 은퇴한 노년의 시기가 아니면 도저히 즐길 수 없는 여유일거라는 생각까지 해보면, 오히려 더 빈둥되지 못한것이 아쉽기까지 하다는…. 대체 무슨 정신상태로 사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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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자자~ 몇시간 안 남았다고.. 자네, 그래도 오늘은 뭔가해야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