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세가지면에서 놀랐다.
1. 나같은 사람도 있었다
2. 그것도 꽤 많이,
3. 하물며 외국인까지도…
나의 앉아쏴 자세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총각시절, 결혼을 몇개월 안남기고 잠시 혼자서 생활하던 시기.
이삼일이 멀다하고 피어 오르는 화장실 냄새의 주범이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고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엔 작은일을 보려다 큰일(?)까지 보게 되는 시행착오를 상당수 겪었으나, 익숙해지고 나서부턴 어느덧 화장실에서 늘상 앉아 있는 날 보게 되었다.
이렇듯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되었지만
결혼후엔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되는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혼자 살면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사실이, ‘가장’이라는 감투가 주어진 순간부터
왠지 앉아서 일을 본다는 것에 대한 알수 없는 불공평함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평화로운 가정생활을 위해 감내해야할 당당한 희생이라며 스스로 위안삼고, 묵묵히 앉아쏴 자세를 계속하여 유지하여 왔다. 물론 내 자신의 합리화였지만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쑥스러운 비밀을 묻고 산다는것에 대해선, 항상 마음 한켠의 씁쓸함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위의 토픽을 계기로 뉴스검색을 통해 많은 남성들이 앉아쏴 자세를 권고 받고 있으며, 그중에 높은 비율로 이를 실제로 행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동병상련의 아픔과 더불어 동질감까지 느끼고 있다. 그래도 무엇보다 기쁜건, 내가 세상의 아~주 다양한 사람들중에 ‘앉아서 볼일보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고 누구에게나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웃 어쩌다 커밍아웃 분위기가?